2022. 6. 19. 08:49ㆍ카테고리 없음
저는 한 가지 일에 진득하게 매달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산만하고 끈기가 없죠. 이런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이것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다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저만큼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하나 정도는 얻어가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그만큼 유익하고 전문적이며, 디테일합니다.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추천을 잘하지 않잖아요. 함부로 추천했다가 혹평이라도 받으면 자기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니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수많은 추천을 받았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이미 검증된 책이니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초집중을 읽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책 이름이 조금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드래곤볼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일까요? 앞에 '초'라는 단어가 붙으면 왠지 어감이 좋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느낌과는 별개로 이 책의 제목은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집중. 바로 집중력의 최상위 단계입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 니르 이양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시대의 가장 필수적인 능력은 초집중이다. 즉, 집중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삶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겁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집중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은 건 아니거든요.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잘하지 못했었고, 결국 원하는 걸 이루지 못했죠.
구차하지만 변명을 조금 해보자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입니다.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그리고 유혹적이죠. 뿐인가요? 정보도 넘쳐나서 포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는 시간을 빼앗기게 되고 목표는 멀어지게 되는 거죠.
아마 저처럼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지 못해서 좌절을 겪으신 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니르 이양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그것을 삶의 각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까지 제시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유익하다고 느꼈던 첫 번째 부분이 나오는데, 바로 집중력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공부나 일은 지루하고 힘들잖아요. 그래서 하기 싫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집중하고자 애를 씁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죠. 자꾸만 손이 스마트폰으로 가잖아요. 유튜브를 보고 싶고, 드라마의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자동사냥 돌려놓은 내 캐릭터는 잘 살아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도 참습니다. 참고해 봐요. 그러다가 카톡, 하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손을 뻗고 확인하고 맙니다.
이쯤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완전히 무너져 내립니다. 다시 회복해서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란 요원한 일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홧김에 내일 하자며 미루어 버리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괜한 스마트폰을 탓하기 마련일 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어요. 유튜브가 너무 재밌고, 게임도 너무 하고 싶고, 소설의 뒷 내용도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니르 이얄은 이렇게 본래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난 일을 딴짓이라 부르며, 자꾸 여기에 신경이 쏠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딴짓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럼 어디에 있을까? 바로 나 자신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힘든 거예요. 불편하다고 느끼는 거죠. 그래서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불편하지 않은 것들, 이왕이면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들을 찾는 거에요. 그러면서 하나의 비유를 하는데 고대 그리스의 신화 중 하나인 탄탈로스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들어보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잠깐 언급을 해드릴게요. (이건 신화 이야기니까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욕망하는 것을 갖지 못할 때의 고통을 하나의 이야기로 남겨두었습니다. 그게 바로 탄탈로스 신화인데요. 여기서 탄탈로스는 아버지 제우스에게 벌을 받아 맑은 물이 있는 웅덩이와 잘 익은 열매가 있는 곳에 갇히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열매를 먹고 싶어서 손을 뻗으면 그만큼 열매가 물러나고, 물을 마시고 싶어서 다가가면 또 그만큼 멀어져서 도무지 얻을 수가 없었다는 거에요. 영원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삶, 이게 바로 제우스가 내린 형벌이었던 거죠.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그런데 니르 이양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바로 탄탈로스의 진짜 형벌에 대한 이야기. 물과 열매가 사실 필요하지 않다는 직접적인 사실을 말이죠. 지옥으로 추방된 시점에서 탄탈로스는 이미 죽은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그에게 물과 열매가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필요하지 않죠. 그런데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끊임없이 욕망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고통 속에 갇혀 있는 거예요.
즉,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진짜 형벌이었던 셈이지요. 마치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은 유튜브 채널들을 자꾸만 스크롤하면서 찾아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은 필요하지 않은데 그 순간에는 필요한 것처럼 느끼게 되잖아요.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가요. 진짜 이거 하나만 잘 적용해도 집중력이 훌쩍 향상됨을 느낍니다.
또 하나는 하고 싶은 걸 참는 게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문장이에요. 실제 실험에서 북극곰을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1분마다 떠오른다고 하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참고 있는 사람에게 이제 북극곰을 생각해도 됩니다,라고 했을 때에요. 어떨까요? 평소보다 배는 더 많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게 욕망의 본질이죠. 책에는 이와 관련한 예시들이 나오면서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도 나와 있는데, 중요한 건 이게 밑바탕이라는 거예요. 제가 많이 부족해서겠지만 저는 이것 만으로도 진짜 유익하다고 느꼈는데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가 된다는 전제하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계기, 그리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계기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정리해 나가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가 원하는, 저자가 진짜 인도해 주고 싶은, 원할 때 언제든지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손에 쥐게 되는 거죠.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책을 두 번 읽었지만 그래도 다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하지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니르 이양에 대해서 조금 언급해 드릴게요. 이 분은 사실 전업 작가는 아니세요. 원래 무슨 일을 하던 분이셨냐면 페이스북 아시죠? 혹은 넷플릭스나 그런 곳에서 이 페이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얼마나 오래 여기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연구해 오신 분이에요. 평생 동안 말이죠. 책을 출간할 때 이 분이 했던 유명한 말이 있죠.
"나는 업계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다. 이제 여러분도 그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핵심은 결국 사람의 심리입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심리. 그걸 이용해서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고 시간을 훔쳐가는 거예요. 그렇게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하다 보니까 그런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알게 된 거죠.
정말 집중하고 싶다면, 이 책 초집중은 꼭 읽어보시길 바라며, 혹 읽어보셨다면 어떻게 적용하고 계신지 공유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서로 공유하고 적용해서 발전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요.
서평은 처음이라 많이 어색했을 텐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꾸준히 올릴 예정이나 혹여나 보게 되시면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항상 건강하세요.